[5] 앱서비스의 CS에 대하여
일반적으로 앱서비스는 웹서비스와 달라서 고객센터 같은 것을 구축하여 운영하는 일이 쉽지는 않다. 예전엔 앱서비스라는 개념이 많지 않았던 터라 앱을 스토어에 올려놓고 런칭하면 끝나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운영’이라기 보단 ‘모니터링’에 가까웠고, 리뷰 검토나 간혹 메일이 오면 답장을 해주는 정도로 운영되곤 했다. 최근에는 워낙 앱으로만 하는 서비스들이 많아져 고객센터가 그나마 보편화 되었으나, 개인개발자나 스타트업은 어떻게 해야하는지 모르거나 큰 고민 없이 서비스부터 키워버리곤 한다. 그래서 이번에는 CS(Customer service)를 위한 서비스들을 소개하려고 한다.
Ticket System
해외서비스에 문의를 넣으면 자동으로 접수번호를 발행해주고, 그 접수번호를 기억해두라고 하는 걸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러한 처리방식은 글로벌 서비스에서 볼 수 있으며, 이를 ‘Ticket’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고객문의에 대해 티켓을 발행하고, 그 티켓을 처리하는 것을 고객응대의 큰 개념으로 보는 것이다.
이러한 티켓 시스템은 다양한 채널에서의 고객문의를 한번에 처리 한다는 장점이 있다. 메일, 트위터, 페이스북, 전화, 라이브 채팅 등을 전부 통합하여 처리할 수 있으며, 선택한 티켓에 대해 일괄 답변, 미리 입력해둔 템플릿을 따라 자동 답변도 가능하다. (물론 초기 세팅에 꽤나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등록된 티켓들은 팀내 담당자에게 할당해 확인을 요청할 수도 있고, 티켓 처리 상태, 이슈별 통계 등으로 전체적인 고객 문의에 대해 관리 할 수 있다. 가격별로 제한이 있으므로 운영자나 채널의 수에 따라 비용이 추가되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관리하는 채널이 많고, 운영자가 여럿일 경우 유기적으로 이슈를 처리할 수 있어서 좋다. 메일, 트위터 정도의 채널만 혼자 관리한다면 배보다 배꼽이 더 클 수도.
이러한 티켓 시스템 중에서 유명한 것은 Salesforce에서 만든 Desk.com가 있으며, 이 외에도 잘 쓰이는 것들은 Zendesk, Freshdesk, Kayako등이 있다. 검색 키워드는 위의 서비스들 이름과 함께 help desk, ticketing system, customer service 등으로 검색하면 많이 나온다. 일반 검색어로 검색할 경우에는 대기업에서나 쓰는 CRM 솔루션들이 잔뜩 나오므로 패스~
Forum
티켓 시스템이 흩어져 있는 채널들을 합쳐 한 곳에서 보고 관리할 수 있게 해준다면, 포럼은 누구나 볼 수 있는 고객문의게시판을 열어두는 것이다.
대표적인 서비스로는 Uservoice가 있는데, 비용은 조금 쎈 편이다. Standard($20/mo)로도 쓸만하긴 한데, 서비스 하고 있는 앱이 많거나 한다면 최소 Enhanced($55/mo)를 구입하는게 정신건강에 이롭다.
회사 홈페이지를 워드프레스로 구축해둔 경우에는 CM Answers Plugin 을 추천한다. 월 비용 없이 최초 1회만 구매하면 되기 때문에 유지비용이 적게 든다.
이러한 포럼 형식의 고객처리 장점은 문의하기 전에 이전에 있던 이슈들을 보고 사용자들이 알아서 이슈를 해결해버리거나, 사용자들이 서로 이슈에 대한 의견을 주고 받으면서 자생적으로 해결이 되는 것이 있다. 단점은 성실하게 대응하고 있지 않다는 느낌을 주기가 쉽기 때문에 뻔한 답변을 달아 줄 수가 없다는 것이다. 똑같은 문의라 하더라도 토씨라도 하나 바꿔서 달아줘야 한다. 또한 국내 사용자들에게는 익숙하지 않는 방식이라서 조금이라도 개인적인 질문이 들어간다면 메일로 보내기 때문에 관리채널이 늘어나는 것처럼 되버리기 쉽다. (서비스했다가 메일+유저보이스 관리가 힘들어서 힘들게 걷어냈던 기억이 있다…)
모바일 고객센터
Uservoice는 모바일 고객센터도 지원한다. SDK로 적용시킬 수 있으니 웹과 앱의 고객센터 대응을 한번에 할 수 있을 듯 하다. (모바일용은 운영해보지 않아서 자세히는 모른다.)
국내에서 KT에서 서비스되고 있는 uCloud Baas는 kth의 H3라는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Baas.io로 처음 접하게 된 서비스다. PDF로 올려두었으니 읽어보면(스타트업 개발사의 생존 필수 아이템, Baas.io 모바일 고객센터, 234p) 앱 내 고객센터의 효용성에 대해서 더 실감나게 알 수 있을 듯. FAQ를 관리할 수 있고, 메일보내기 처럼 글을 남기면 개발자의 대시보드에서 확인 할 수 있다. FAQ 관리와 메일까지 한번에 처리할 수 있지만, 아직까지는 다국어 지원이 되지 않고 있으므로 로컬앱서비스에만 적합한 상태다. (곧 추가해 주시겟지!) 서비스가 종료됐다. RIP.
요즘 새롭게 사용하는 모바일 고객센터 서비스로는 Helpshift가 있다. 메일 대신 실시간 채팅으로 고객문의를 처리하며, 다국어가 지원되는 게시판이 매력적이다. 스타일의 커스텀은 가능하지만, 커스텀할 수 있는 영역이 제한적이어서 디자인적으로는 아쉬운 점이 있다. (Update: 2015.06.16)
사실 메일을 보내거나 포럼에 로그인하여 글을 남기는 것은 꽤나 적극적인 사용자들에게 기대할 수 있는 고객문의 방식이다. 앱 내에서 바로 고객문의를 할 수 있고, 처리해줄 수 있다면 ‘구매목록에서 삭제해주세요’ ‘앱 두번 결제됐어요’ ‘무료앱인데 $1가 결제되었습니다’ 같은 쓸데없는 리뷰를 빼돌릴 수 있다.
다른 서비스들에 비해서 가격이 매우 저렴한 편이고, 무려 한국어 서비스라서 영어에 대한 부담이 없다. 현재는 유료 전환중이어서 가격이 책정된 부분이 없지만, 믿을 만한 소식통에 의하면, 개인 개발자들에겐 거의 무료라는 얘기가 있다.
CS를 왜 해야 할까.
1. 처리 비용을 줄인다.
중복 질문을 줄이고 이메일 시스템을 닫으면 앱 개발자는 티켓의 양을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티켓에 응답하는데 필요한 시간도 줄일 수 있다. 이것은 회사들이 담당자 당 더 많은 티켓에 응답할 수 있게 하고, 비지니스가 성장해도 더 적은 담당자를 둘 수 있게 한다.
2. 고객 이탈 감소 및 평생 가치를 증가시킨다
행복한 고객은 떠나지 않는다. 그리고 그들은 종종 더 돈을 쓰는게 사실이기도 하다. 더 좋은 사용자 경험은 사용자들의 참여와 유지에 영향을 끼치게 된다.
3. 브랜드 지지와 판매를 증가시킨다
세계의 가장 유명한 브랜드들은 그들이 일반 고객 이상의 고객을 가졌기에 성공할 수 있었다. 그들은 충성스러운 팬을 가지고 있었고, 브랜드 대사도 있으니. 기분 좋은 고객 경험은 브랜드 지지와 입소문 마케팅을 더 발전시키는 요소가 된다.
보다 효과적인 처리방법
1. 답변 부터. 티켓은 나중에
사용자들이 문의를 보내기 전에 정답을 찾게 도와줄 것. FAQ나 Knowledge base를 앱 내에 두면 사용자들이 문의를 하는 것을 줄여 준다.
2. 공유된 처리함을 둘 것
담당자마다 각각의 처리함을 가지고 있으면, 매니저가 그 처리함에 티켓을 할당해 줄때까지 티켓이 기다려야 한다는 단점이 있으므로 처리함을 공유해서 모든 담당자들이 유기적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한다.
3. 대기시간으로 정렬
누가 오래전에 문의를 보냈는지, 티켓 생성된 날짜가 아니라 주고 받은 날짜까지 정렬해서 확인 해야 한다.
4. 일괄 작업 사용
사용자가 늘어날 수록 비슷한 이슈가 수백번씩 등장. 개별적으로 처리하기보다 유사한 티켓을 선택하고 일괄답변하면 된다.
5. 미리 작성된 응답 만들기
일괄 작업과 비슷한데, 미리 작성된 응답을 작성해 두면 빠르게 처리 가능하다. 티켓처리함에 들어와있는 이슈들을 파악하고, 일반적인 이슈에 대해서는 응답을 미리 작성해서 한번에 처리한다. (단, iOS용 유저를 위한 응답은 안드로이드 사용자에게 적용되지 않을 수 있음)
맺음말.
이거 왜 쓰기 시작한 글이지? […멍]
뭔가 사용자들에게 잔소리를 하고 싶어서 시작한 글이지만, 다 걷어내고 개발자 입장에서만 쓰게 된 것 같다.
어쨋든 생각보다 고객대응을 하는 것은 개발자 입장에선 피곤한 일이다. 사용자가 원하는 것에 대한 요구보다는 ‘작동이 안되요’라는 문의가 많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왜 안되는지 설명하는 것 조차도 서로에게 어려운 일이기 때문에…ㅠㅠ
2년 정도, 짧지만 글로벌 앱 대응을 해본 입장에서의 노하우를 묻는다면.. (도대체 이건 왜 누설하고 있지?-_-)
– 한국 사용자
대체로 비협조적인 편이다.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그냥 앱 안쓰면 되죠 뭐’ ‘앱 지울께요. 환불해 주세요’라고 답변오는 경우도 있고. 개인정보에 민감하여 그다지 중요한 정보가 아닌데도 요구하는 정보에 대해 안알려주는 경우도 있다. 기본적인 사용방법 조차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문의를 하는 경우가 대다수. ‘안되요’라는 문의에 ‘진짜 안되나?’라고 생각하기 전에 ‘어디서 헷갈리는걸까’라고 먼저 생각해보자. 해당 사용방법에 대해 자세히 알려주면 대부분 해결되는 것을 많이 겪었다. 정말로 해결이 안된다고 하는 경우에는 회사로 방문하게 하는 것도 방법이다. 의외로 잘 찾아오고, (나같으면 귀찮아서 안갈텐데) 기분좋게 잘 해결하고 가는 편이니 문제가 많았던 고객인 경우엔 꽤 괜찮은 대응방법이다.
– 글로벌 사용자
적극적이며, 쿨한 편이다. 불편하고 귀찮은 정보인데도 해달라는 대로 다 해주는 편이다. 그리고 답변이 늦거나, 이슈가 제대로 해결되지 않으면 독촉하기도 한다. 만약 자기가 잘못 알고 문의를 한거면, 나중에 몇번 해보고 ‘어 내 실수였어!’라고 다시 메일을 보내주기도한다. 어쩌면 굉장히 젠틀한 편에 속하기 때문에 잘만 응대하면 큰 스트레스는 없다.
– 일본 사용자
지나칠 정도로 꼼꼼한 편이다. 앱 설명서가 책으로 나와있다고 해도 다 읽어보는 성격일 듯. 아무리 간단한 기능이라도 꼼꼼하게 읽어보는 편이라서 FAQ가 잘 갖춰져 있다면 고객문의를 엄청나게 줄일 수 있다. 다만, 번역상의 이슈나 답변에서의 미숙함으로 그들에게 혼란을 주는 경우라면, 다섯번이고 열번이고 메일 주고 받을 각오는 해야한다. 그들에게 메일은 문자보다 익숙한 매체다.
덧. 언제부턴가 마무리 안한 글에 익숙해지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