왓츠앱이 사용한 유료화전략
10원도 받기 힘든 앱장사, 왓츠앱은 어떻게 연간 천원이나 받는 것일까?의 기사를 보고, 출처라고 되어있던 WhatsApp Used This Pricing Strategy to Win and You Can Too도 마저 읽어보았다. 앱의 유료화가 만만치 않다는 것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있는데도 읽을거리로 부족함이 없는 두 글이다.
왓츠앱은 인터넷 환경이 좋지 않은 국가들에 비주류 플랫폼까지 전부 서비스하면서 시장점유율을 높여갔고, 훌륭한 기술력을 가진 소수정예의 엔지니어만으로, 최소한의 비용만으로 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했다. 광고보다 중요한건 사용자 경험이라는 모토를 가진 CEO덕분에 사용자에게 광고를 강요하지 않았으며, 대신 로컬 통신사와 제휴를 통해 서비스를 계속해나갔다. 2011년 미국의 유명한 투자사인 세콰이어 캐피탈로부터 800만달러(한화 85억원 쯤)을 투자받고, 이후에도 다른 많은 투자자들이 관심있어하는 회사가 되었다. 2013년에 프리미엄모델(2년째부터 연 0.99)을 시작했고, 2014년에 페이스북에 190억달러에 인수됐다. 하루에 100만명씩 가입한다는 왓츠앱 사용자가 벌써 6억이고 이들이 연간 1000원씩 내면 6억달러, 대략 6천500억쯤을 벌어들인다. (출처: What is WhatsApp’s business model?)
왓츠앱(WhatsApp)은 이 페니갭을 멋있게 뛰어넘은 서비스라고 할 수 있다. 왓츠앱은 1년간 무료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지만 그 이후에는 연간 0.99달러(한화 약 1천 원)의 사용료를 지불 해야 하는, 프리미엄(Freemium) 가격정책을 채택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왓츠앱은 수억 명의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으며 190억 달러(한화 약 20조 원)에 페이스북에 인수됐다. 1페니를 받아내는 것도 이렇게 쉽지 않은데, 0.99달러, 무려 99페니를 ‘연간’받으면서도 왓츠앱이 승승장구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하지만 일년에 ‘천원이나’ 받아서 비즈니스를 유지할 수 있는 기업이 얼마나 될까. 매달 5천원씩 받아도 문닫는 서비스가 속출하는데… ‘천원이나’라는 표현은 ‘그렇게 훌륭한 왓츠앱도 연간 천원인데, 이건 뭔데 매달 오천원이나 받지’라는 생각을 심어줄 수도 있지 않을까. 무료앱이던 왓츠앱이 반발없이 프리미엄으로 전환한 비법만으로도 충분히 읽을 가치가 있었을텐데..
앱의 가격이 천원단위로 매겨지면서, 아무것도 모르는 비IT직군의 사람들이 ‘앱 개발하는데 얼마나 드나요’라고 물어봤을때, 2-3페이지짜리 앱이라도 대충 500만원부터 시작한다고 얘기하면 화들짝 놀라는 모습을 많이 본다. 아이폰, 안드로이드, 서버개발까지 하면 최소 5천만원은 필요합니다 라고 했을때 돌아섰던 사람은 말할것도 없고. 난 무료로 낼건데, 무슨 개발비가 많이드냐며.. 30-40만원이면 할 수 있는거 아니냐면서.
앱 비즈니스는 눈에 보이지 않는 지식서비스 사업이다보니, 천원짜리 껌 한통을 만들더라도 껌 공장에 들어가는 초기비용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종종 까먹는다. 정말 앱 한개에 10원 정도의 수익이라도 나길바라며 1000원으로 가격을 매길때의 심정, 싸게 가격을 붙이는 대신 수만, 수억명이 받아주길 전전긍긍하는 수많은 개발자들이 있다는 사실을 사용자들은 쉽게 간과한다. 광고배너 하나를 누를 때마다 개발자에겐 5원정도 떨어지려나. 10원을 줄 것도 아니면서 광고배너를 붙였다고 욕해서 내려간 앱이 어디 한둘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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