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조각모음하기

올해도 많은 일들이 있었다. 그렇지만 크게 기억에 남는게 없다. 충격적으로 큰일은 없었나보다.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많은 글을 썼다고 생각했는데, 올해 쓴 글이 고작 3개 뿐이더라. 부끄럽지만, 한 해를 돌아보는 글은 써야할 것 같아 자리에 앉았다.


책 조각모음

올 한해 사거나 빌린 책은 총 57권이다. 2018년 구입일을 기준으로 다 읽은 책은 12권이고, 9권을 더 읽는 중이다. 올해도 책 욕심을 버리지 못해 지인들에게 추천받는 책은 일단 쟁여놨다. 안읽는 책으로 분류해 버리더라도 한 챕터는 읽는 편이니까 아직은 괜찮다고 생각한다. 독서상태 관리가 잘 되고 있지 않아서, 올해 구매한 도서들을 별도로 정리했다.
정리하고보니 크게 띄는 것은 올해는 대여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은 리디셀렉트와 밀리의 서재를 이용하고 있는데, 전자책대여는 전자책구매보다 아직 도서가 제한적이라 2개의 플랫폼을 모두 이용하고 있다. 덕분에 더 많은 책을 컬렉션에 넣을 수 있었고, 내용이 부실한 책을 조금이라도 덜 사게되었던 것 같다.
올해 읽은 최고의 책은 아이러니하게도, 작년에 산 대체 뭐가 문제야? 다. 올해 읽었으니까 올해의 책으로 꼽는다. 말 나온 김에 작년에 산 책들도 정리해둬야겠다.

영화 조각모음

영화관에서 총 20편을 봤고, 거의 2~3주에 한번은 주말에 영화관을 찾았던 것 같다. 팝콘이 먹고싶을 때 쯤? (…) 그 중 제일 재밌게 본건 레디플레이어원, 스파이더맨:뉴 유니버스, 어벤저스:인피니티워, 코코, 퍼시픽림:업라이징 인 것 같다. 최고를 뽑는다면 역시 뉴 유니버스! (하악하악)
작년과 올해 영화 조각모음의 차이점이라고는 온라인예매를 하지 않고 오프라인예매를 한다는 건데, 현장예매할 때만 A열을 끊을 수 있어서다. 발 뻗고 보는 영화 최고 좋음!

발표 조각모음

요구사항분석방법(스터디모임) / 기획자PO가 개발자와 일하는 법(패스트캠퍼스) / 나는 서비스 기획자로 일할 수 있을까?(신한은행 두드림 컨퍼런스) / 예비기획자를 위한 커리어전환(패스트캠퍼스) / 스타트업애널리틱스(창업가대상 지원교육)
올해는 이렇게 크고 작은 발표를 5개를 진행했고, 전부 유료여서 소소하게나마 수입거리가 됐던것 같다. 발표자료를 공개하지않았지만, 묘하게 다른 주제로 섭외되다보니 매번 발표자료를 다르게 만들어야하는 고통 속에 살았다. 그나마 다행인건 발표시기를 보니 3~4개월 간격이더라.

프로젝트 조각모음

회사의 프로젝트를 기준(야놀자앱)으로 진행한 수십개의 태스크 중에 가장 임팩트가 컸던 5개만 꼽아본다.

1) 국내숙소 상세화면 개편
숙소상세 개편은 3개월을 잡고 들어갔으나, 나를 제외한 나머지 기획자들이 다른 프로젝트로 투입되는 바람에 5개월이나 걸렸다. 오랫동안 담당해온 프러덕트라 레거시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있었고, 1년 가까이 쉐도우복싱하듯 방향성을 그려왔던 프로젝트임에도 불구하고 그 규모는 역시나 상상을 초월했다. 일하다가 운 적이 거의 없는데 이 때는 정말 너무 힘들어서 울면서 일했던 것 같다. 프로젝트 끝내고나니 화면기준으로 3페이지밖에 안되더라. 크게 다치면 아픔도 못느끼는 그런 상태였을까, 허무하지도 않더라.

2) 클라이언트 로그 개편(w. Kinesis)
꽤 오랫동안 사내에는 클라이언트로그 적재에 대한 요구가 있었다. 하지만 직접 적재하는 일은 난이도도 높고, 그 결과에 대한 기대치도 높았기 때문에 몸과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였다. 막말로 내가 퇴사하기 전에는 절대 할일 없을거라 선긋기 할 정도로 CTO님을 비롯, 데이터인프라팀과도 첨예하게 싸울만큼 꽤 뜨거운 감자였는데 숙소상세 개편시 기획일정이 길어 늘어져서 그 사이에 클라이언트의 개발일정에 내가 살짝 밀어넣었다. ‘일단 로그가 잡히는지 테스트만 해봐요’ 하고 이슈를 발행한 후에… 이후는 생략 :)
덕분에 올초에는 SQL 스터디도 꽤 꾸준히 했고, 쿼리로 이런저런 분석을 할 수 있게 되어 업무적으로도, 개인적으로도 Skill up 해준 프로젝트다.

3) 검색UX개편(a.k.a. 종합검색)
계획에 없던 프로젝트지만, 병렬로 진행되는 다른 프로젝트를 위해 선행작업으로 결정하여 먼저 릴리즈했던 프로젝트다. 덕분에 숨겨놓고 싶을 정도로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검색화면을 이제 보여줄 수 있을 정도가 됐다. 내부로직은 그대로 둔채 UI만 바꾼 셈이라 검색퀄리티가 크게 나아졌다는 느낌이 들지는 않지만, 이번 개편을 시작으로 검색사용성 개선을 위한 좋은 마중물이 될거라 기대한다. 이 프로젝트를 기억하는 건, PO를 만나 얘기할 시간이 없어 나 잡으러 모임에 왔다는 개발자님 때문이다ㅋ

4) 국내숙소 리스트 내비게이션UX 개편 & 쿠폰필터
리스트는 비슷해보이지만, 내부 로직에 따라 구분해보면 수십개의 리스트로 구분된다. 거기에 쿠폰필터 같은 비즈니스 요구사항이 들어오는 데다, 검색개편으로 인원수필터까지 집어넣어 전체적인 내비게이션에 일관성과 통일성을 맞춰야 하다보니 내비게이션 UI와 UX를 변경할 수 밖에 없었다. 병렬로 진행되는 다른 프로젝트 개발일정 확보를 위해 선행작업으로 앞당겨서 기획도 충분하지 않았고, 개발도 기술검토를 못했다. 파트별 개발자 1명, 디자인 1명에 나를 포함하여 4명이 투입됐는데 그야말로 그 모두를 번개불에 튀겨먹은 프로젝트다. 기획을 대충하고 다음 프로세스로 넘어간 상태에서 기획을 수정할때마다 디자인, 개발에서 수반되는 변경코스트가 어마어마했다. 특히 제스쳐에 따른 트랜지션이 계속 변경되어 앱개발자분들이 갈려들어갔다. 아웃풋은 좋았지만, 짧은 기간에 해내야 하는 상황에서 업무상 실수도 많이하고 화도 많이내고 자존심도 많이 상하고+상하게했고 미안하다는 말도 많이해야했기에 감정적으로 많이 다쳤던 프로젝트로 기억남을 것 같다.

5) XX 개편
정말 크고 중요한 프로젝트인데 “이대로 가겠습니다.”라고 얘기했다. 다시 생각해도 무슨 근자감인지. 지난 3년간 못했던 것이었는데 이번에 해냈다. 하지만 벼랑은 싫다. 이 프로젝트는 내년에 출시되므로, 아직은 대외비.

돈지랄 조각모음

올해는 정말 많은걸 사댔는데(…) 가장 큰 건 역시나 MacBook Pro CTO! 지난 6년간 2012 mid Air를 사용하고 있었는데, 6년쯤 되니 이제 부팅도 안되는 수준에 이르러서 정말 큰 맘먹고 질렀다. 그리고 아이폰도 4년이나 써서 iPhone Xs 256GB를 구매했다. 소소하게 지른 것 같지만, 이 두개를 같이 샀다는게 중요하다. 통장이 텅장됐다. 그거 말고 어버이날 선물로 안마의자를 지른 것?! 지금은 닫혀버린 회사 복지몰에서 득템할 수 있었다. 할부를 1년씩이나 넣어둔터라 내년까지도 돈지랄이 이월될 예정이다.

여행 조각모음

군산을 다녀왔고, 오사카와 교토를 다녀왔고, 강화도를 다녀왔다. 제일 좋았던 곳은 역시 교토였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건 유니버셜스튜디오의 해리포터 포피든저니가 최고였다. 아니 오사카에서 겪은 6.1 지진이다. 발 묶여서 귀국 못할 뻔…

사건사고 조각모음

퇴사.

멘탈 조각모음

사람들은 나의 멘탈이 강하다곤 하지만, 보기와 다르게 계절을 되게 많이 타는 스타일인데, 올해는 그 굴곡이 좀 더 심했던 것 같다. 날이 좋아서, 날이 좋지 않아서, 날이 적당해서 모든 날이 슬럼프였다. 사람들을 만나거나 새로운 곳을 가보거나 새로운 일을 해보거나 새로운 경험을 해보거나하며 뭔가 리프레시를 주려고 굉장히 노력했다. 만약 아무 노력도 하지 않았다면, 아마 지금쯤 우울증약을 먹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치유의 과정은 의외의 기회로 시작됐는데 그건 직소퍼즐… 500피스 하나로 시작해서, 1000피스 하나를 맞춰 액자에 넣어두고, 1000피스 두개를 더 맞추다가 말아먹어서 지금은 짱박아뒀다. 미디어와 멀리한채 몇시간이고 퍼즐만 바라보며 찾는 고독의 싸움은 잡념을 정리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

이모 조각모음

느즈막히, 이모활동을 다시 본격적으로 해보려고 했다. 올해 이모활동에서 아쉬운 건 3년간 해왔던 이모콘을 종료했고, 5년간 해왔던 연말정산을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래도 이모 재활프로그램을 위해 심기일전하여 운영진도 다시 뽑고 새로운 밋업도 만들고 새로운 굿즈도 만들었다. 모두의 야근이라든지 원데이 이모콘이라든지 호기롭게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지만, 이제는 체력이 예전같지않다는 걸 느낀다. 이모도 벌써 만5년을 꽉 채우고, 6년차로 접어드는걸 보면 커뮤니티 운영진은 역시 20대가 최적인데 20대 지원자가 없어서 운다… 여튼, 이모앱도 개편하려고 다시 개발팀도 보강했고 내년에는 좀 더 신나는 일을 많이 벌려보고 싶다. 회사일만 하는건 역시 재미없잖아?


더 정리하고 싶은데 뭐 한게 없네. 어찌저찌 이렇게 올 해를 마무리한다. 2018년을 잘 보냈는지 확신이 들지는 않지만, 2019년은 확실히 올해보다 다이나믹 할거라 기대한다. 내년에도 즐거운 일만 가득하기를.

Photo copyright | unsplash-logoBekah Russ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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