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자7년, 7번의 이직이야기 – 여기컨 발표 후기

테크페미에서 주최한 여성기획자컨퍼런스(a.k.a 여기컨)에서 One of 연사로 발표를 하게 되었다.
인바운드로 스피커가 된건 아니었지만, 기획자로서 목소리를 낼만한 자리가 거의 없기 때문에 테크페미에서 여성기획자컨퍼런스를 준비하고 있다는 트윗을 보고 내가 먼저 발표해보고싶다 손을 들었다.

기획이라는 범위가 너무 넓어서 주제를 뭘로 할까 고민하고, 운영진과도 인터뷰를 하면서 정해진 주제는 이직이었다.
업무 자체는 회사마다 하는 일이 너무 제각각이라 공감대 형성이 어렵다고 생각했고, 기획자는 이직을 어떻게 하는가에 대해서 주변의 고민을 오랫동안 봐온터라 결정하는데 주제를 그렇게 어렵지는 않았다.

운영진의 사전인터뷰를 하면서 스토리텔링을 어떻게 해야겠다 생각이 정리가 됐고, 시놉시스를 공유해서 피드백을 받고, 발표자료를 작성하기까지… 너무 피곤하다. 퇴근도 일찍하는 편이 아닌데, 새벽까지 꾸역꾸역 발표를 준비해서 너무 피곤하다.

인고의 끝에 나온 발표자료는 링크에서 보시길. 폰으로 녹음도 했고, 주최측이 녹화도 됐는데 조리돌림 당하는걸 다시보고 싶지 않으니까 링크하진 않으련다. 😭

좋았던 점

운영스텝들의 커뮤니케이션이 최고다. 당연히 본업이 있으니 놓칠법도 한데, 만나고 메일로 주고받고 채팅하고 통화하고. 정말 끊임없이 케어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들은 오프라인 행사가 처음이라고 했지만, 절대 처음으로 보이지도 않았던 이유 중에 하나다.

개인적으로는 나의 커리어에 대해 더 고민하게 된 기회도 됐고(다음 회사는 어디로 가지?!)
이제까지 걸어온 길에 대해 돌아보게 된 회고포인트가 되었던 것 같다.

아쉬운 점

운영진과의 인터뷰때도 이야기했었던 부분인데, 나는 페미니스트가 아니다. 여자라고 해서 모두 다 페미니스트가 되어야 한다거나, 페미니즘을 지지해야 한다는 생각도 없다. 성차별적인 발언이나 그런 불평등한 경험도 많지 않아서, 언론이나 소셜에서 공유되는 것 만큼 불합리한 상황에 대한 이해도 낮다. 다만 나 또한 여성이고, 여성의 인권이나 권익이 향상되어야 하는 것도 사실이니 내가 기획자로서의 경험을 공유함으로 인해서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강연을 준비한 것이다.

발표의 내용도 페미니즘보단, 여성보단, ‘기획자’의 커리어에 대한 이야기로 준비했다. 사수가 없었고, 그래서 외로웠고, 그래서 혼란스러웠던 내가 겪어온 이야기를 해줄 수 있으면 나와 같은 길을 걷는 사람들이 도움이 되지 않을까. 나에겐 그런 선배가 없었으니, 이제는 내 뒤로 같은 길을 걸어오는 후배들에게 이야기해주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될거라 생각했다. 감사하게도 정말 많은 도움을 받았다는 피드백을 많이 받았다.

그 중 아쉬운 건 페미 행사에 페미니즘에 대해 모르고 오는게맞나, 페미니즘과는 다른 생각을 하고 있어 실망이란 피드백도 있었다. 문제가 됐던 얘기는 Q&A중에 ‘육아로 인해 경력단절이 되기 전(결혼, 출산으로 이어지는 30대 초반, 7~8년차)에 다시 돌아와도 일하기에 충분할 만큼 미리 실력과 능력을 쌓아야한다’ 였는데, 다소 거만한 멘트가 아니었나 싶다.

그러나 나는 여전히 사회가 바뀌길 기다리며 내가 가만히 있어선 안된다고 생각한다. 실력이 낮거나, 여자라서 무시받거나, 경력단절이 되는 것은 사회의 탓도 회사의 탓도 있겠지만 스스로가 원인이 될 때도 있을 것이다. 외부적인 요인을 당장 바꿀 수 없다면, 스스로의 요인 정도는 없애는 노력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그게 본인의 능력을 높이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게 전달이 잘 안된거라면.. 음.. 잘하는 걸 찾아서 기획자로서 전문성을 갖자는 강연주제에 마음이 닿지 못한것 아니었을까.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았는데, 내 밥그릇으로 강연을 하는게 거의 처음이나 다름없어서 많이 떨리기도 하고 횡설수설한 것도 있고 해서 아쉽다. 나도 조만간… 기획자 컨퍼런스를 준비하고 있으니 곧 다시 찾아뵙기를.


덧. 야놀자에서 기획자 채용하고 있으니 메일보내주세요. 채용문의가 아니라도, 고민상담을 해드릴 수 있다면 능력이 닿는한 도와드릴께요. (슬라이드에 연락처 있고요. 뿅뿅)

앱 & 서비스 기획자입니다. 잘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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