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개월간의 재택근무가 끝났다.

코로나(COVID-19) 때문에 2월 26일부터 5월 24일까지 재택근무를 했다. 날짜로만 보면 거의 3개월이다. 이렇게 회사를 오래 나가지 않았던 적이 거의없었기 때문에 처음에는 굉장히 낯설었다. 한달정도 혼란의 시기를 보내고 나선 어느정도 업무방식이 익숙해졌지만, 사람이 그립다는 것은 익숙해지기 어려워 종종 회사로 출근을 하는 날도 있었다.

일주일에 하루정도는 나와서 팀원들과 얼굴보고 회의도 했고, 티타임도 가졌다. 이제 같은 팀이 된지 고작 3개월밖에 되지 않은 팀원들끼리 담을 쌓고 채팅으로만 업무를 하기엔 커뮤니케이션 비용이 너무 높아서 얼굴을 보고 한번씩 해소하는 시간을 가졌던 것 같다.

WFH(Work from home)은 좋으면서도 좋지않다.

출퇴근시간을 아낄 수 있다는 점, 자기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 씻지 않아도 일할 수 있다는 점은 좋지만... 식사시간을 놓치고 하루종일도 일하게 된다는 점, 고개만 돌리면 일하고 있는 컴퓨터가 상시 켜져있어 24시간 일하게 된다는 점, 팀원들과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고 네트워킹하기 어렵다는 점, 신규입사자/주니어 동료들의 회사와 업무 적응이 더디다는 점 등은 리모트워크의 좋지 않은 점인 것 같다.

24시간 일하게 된다는 점은 특히나 피로감을 유발했는데, 일을 너무 많이하게 되서 퍼포먼스가 올라간다.. 라는 말이 자조섞인 웃음으로 나올 정도로 몰입해서 일할 수 있긴 했다. 출퇴근에 들어가는 시간과 체력을 아끼게 되어 밤에 더 일하는 것도 힘들지 않았으니까.

덕분에 4월에 런칭하기로 했던 3개의 사이트는 무사히 출시할 수 있었기도 하다.

WFH으로 계속 일할 수 있을까? 

시도는 가능하지만, 나는 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일주일에 3-4일 정도는 출근하고 1-2일 정도는 재택하는 수준이라면 모를까, 전면도입은 아무래도 어렵다고 생각한다. 얼굴 한 번 보지못한 뉴비들과 어떤 친밀감을 쌓을 수 있으며, 어떤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을까. 랜선우정이 가능하다는 것도 알지만, 회사에서 업무를 나누는 관계에서는 쉽지않다.

특히 사회초년생, 주니어들은 분위기와 맥락에서 오는 것들을 보고 배울 때가 많을텐데, 랜선에서의 컨택스트 공유는 너무 어려운 일이다. 아무리 화상통화로 얼굴을 본다 한들, 이런 방식의 배움에는 한계가 금방 찾아온다.

하지만 극복하는 시도도 꾸준히 해야할 것 같다. 효율적인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찾고, 정보전달을 넘어서는 무언가를 전파하고 익히게 하는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들의 고민도 필요할 것 같다. 그러다보면 멀어지면서도 가까워지는 경험들을 하게되는 그 순간이 오지 않을까?

 

재택이 끝나고, 이제 내일부터는 출근을 해야한다. 다시 출근이라니! 답답한 마스크! 더워! 하는 마음과 함께 어서 팀원들 만나서 수다수다하며 즐겁게 일하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살짝 설레기도 하고 🙂

적게 일하고 많이 버는 법을 늘 고민합니다. 일이 되게 하는 것에 간혹 목숨을 겁니다. 지금은 우아한형제들과 함께 일하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