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는 큰 일이 많았던 - 어떻게 보면 2016년의 결과에 영향을 미칠만큼 큰 전향점이 있었던 6월과 7월이었다. 불편함과 불안함, 그리고 현실감각 잃은 태평함으로나는 아무것도 하고싶지 않다. 지금도 아무것도 하고있지 않지만 더 격렬히... 시간이 죽어가는 걸 지켜보고 있었다.
큰 행사를 두번이나 치르고(이상한모임 모두의 관리 & Let'Swift) 나니 번아웃이랄까 긴장이 풀려버리는 바람에 모든 것이 다 귀찮아 지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루에도 수십번, 아니 10분에도 수백번 소식없는 앱을 들어갔다 나왔다 이유없이 멍하니 같은 행동만 반복하고 있는 모습이 너무 위험해보였다. 얘 너무 멍한데. 싶을 정도..
그래서 한 동안은 온라인에서 멀어지려고 했다. 이모활동 이후로 한번도 나간 적 없었던 채널도 정리했다. 운영자로서 꼭 보고있어야 하는 채널이 아니고서는 모두 탈퇴를 했다. 페이스북 앱도 지웠다. 좋아요 한번에도 알림이 오고, 뱃지가 달리고, 그게 보기 싫어서 계속 들어갔다 나오는 내가 너무 싫었다. 트위터도 마찬가지, 링크드인도 마찬가지, 인스타그램도 마찬가지...
모든 채널의 푸시를 정리하고. 접속빈도가 과도한 페북같은 앱은 아예 지워버렸다. 좋아요도 댓글도 남기지 말아야 겠다고 생각했지만, 궁금한 건 어쩔 수 없는지라 처음엔 한시간에 한 번정도 웹으로 접속해서 피드를 복습했다. 습관적으로 남기던 좋아요도 눌렀다가 아차하고 지우기도 했다. 소환해서 부르는게 아닌이상 댓글도 남기지 않았다. 페북메신저로 오는 요청 아니면 먼저 말을 거는 일도 삼갔다.
처음의 하루는 정말 길었다. 손에서 떨어놓으면 안절부절 못했던 핸드폰과 푸시알림들. 3일이 지나고 보니 하루에 한번 정도 들어가는 수준으로 정리가 되어가는 것 같다. 하고 싶은 얘기가 있으면 반응이 있는 페북이 아닌 트위터에 혼자 떠들었다. (역시 트위터 좋아요..)멘션이 오는 건 답변을 했지만, 이전에 페북이나 슬랙만큼의 인터랙션이 있는 곳이 아니기 때문에 그냥 적당한 정도에서 머물렀다.
까마득하던 일주일,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생활반경을 옮기고 나서...
핸드폰을 가방에 넣어두고도 이제 몇시간씩 꺼내보지 않게 되었고, 길가면서 보던 핸드폰도 그냥 손에 쥐고 다닐 수 있게 되었고, 조금 더 생산적인 일들을 할 수 있게 되었고, 중요한 비즈니스 미팅을 몇 번 했고, 어느 프로젝트에 짧게나마 도움을 줄 수 있었으며, 그동안 생각만 했던 아이디어들의 기획 초안도 다듬었다. 하지만 페북, 슬랙을 하지 않으니 태초마을에 갈 트레이너들을 모집할 수 없었다. Hㅏ...
방전되어버린 일상에 이제서야 배터리 플러그를 꽂게 된것 같다. 아직은 퍼포먼스를 낼 수 있을 만큼 배터리가 충분하지 않으니 당분간은 저전력모드의 생활을 계속해야겠지. '배터리가 충분히 충전되었다'는 알림이 뜰 때까지는 조용히 할 일 하며 지내는 것으로...
저전력모드에서 연락하는 법
1) 이메일을 보낸다 2) 페북메세지를 보낸다 3) 이상한모임 아지트(커피라디오)에 방문한다 4) 트위터 멘션을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