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을 정리하며 – 과거의 나를 규탄한다.

올 해는 미쳤다. 왜 과거의 나는 오늘의 나를 배려하지 않는 것인가. 그 때의 나는 그냥 재미있었다. 재미로 던진 돌이 돌무더기가 되어 미래의 나를 덮칠 줄이야. 아래는 올 해 있었던 굵직한 일들이다. 아래의 목록에 회사의 프로젝트는 끼지도 못했다.(…)

1/2분기

  • 이상한모임 : 월간이모 1~6월호(6권 출판), 이모콘 S/S, 성수아지트 오픈,
  • 개인 : 도서 기획 계약, 퇴사

3/4분기

  • 이상한모임 : 월간이모 6~8월호(2권 출판), 이모 720컨퍼런스, 이모콘 F/W, Django 세미나, PHP 세미나, 묻지마밋업, 이모스토어 개발 및 오픈, 신규서비스 개발 시작, 이모 연말정산
  • 개인 : Let’Swift 컨퍼런스, 플레이노드 컨퍼런스, 객원기자 계약, 프리랜서 기획 계약, 입사.

올 한해를 두고 봤을때, 가장 큰 이벤트는 이직이었다. 갑작스러운 권고사직으로 진행된 퇴사인만큼, 이직에 대한 계획이 전혀 없었던 상태였다. 하루 만에 결정된 갑작스러운 퇴사였기 때문에, 한 동안은 프리랜서로 일을 할 수 밖에 없었다. 회사에서 다시 일하는 것에 대한 회의감이랄까. 당연히 FA 기간도 문제 투성이었다. 외주작업에 대한 경험이 없었기 때문에 그에 따른 스트레스도 심했고, 체력관리나 업무 스케쥴링도 쉽사리 되지 않았다. 리모트 근무로 자유롭게 시간을 쓴다는 것에 대해서도 깊게 고민하고 개선할 여유조차 없었다.

가장 큰 원인은 세컨잡이나 마찬가지인 이상한모임. 이모는 운영이슈가 많이 발생하는 편인데, 하루의 시간을 자유롭게 쓸 수 있게 되니, 내 메모리 할당률이 계속 높아지는 것 아니겠는가. 회사 생활 중이라면, 퇴근 후에만 이모에 할당하던 메모리가 프리랜서 동안에는 하루종일 조금씩이라도 할당하게 되는 것이다. 하루종일 이모에 뺏기는 메모리로 인해 업무에 대한 처리속도도 늦어져 하루종일 일하게 되는 부작용도 생겨났다. 두 달간의 짧은 FA기간이었지만, 멀티쓰레드로 인해 내가 뻗을 것 같아 프리랜서를 그만두고, 빠르게 입사를 결정하게 되는 계기가 되어버렸다.

입사를 현실도피 수준으로 갑작스럽게 하다보니, FA 시즌에 저질러놓은 너무 많은 프로젝트가 쓰나미처럼 밀려왔다. 생활비에 대한 압박으로, 이것저것 하기로 해둔 것들이 입사로 인해 개런티하기가 어려워져버린 것이다. 대표적인 월간이모. 8월에 입사한 이후로 출간작업을 못하게 됐다. 월 1회정도 원고를 내는 객원기자 계약도 했지만, 살인적인 (literal 사람이 죽는다) 스케쥴로 인해 계약을 파기하고 중도에 그만두어야 했다. 프리랜서 뛰는 동안 작업했던 프로젝트의 유지보수 계약도 취소해야 했다.

퇴사만큼이나 이직에 대한 계획이 없었기 때문에, ‘지금 같은 스케쥴이면 가능하다’라는 이유로 수락했던 일들. 한달 뒤의 일정도 알 수 없는데, 별일 없겠지하고 시작한 장기프로젝트 혹은 먼 미래의 일. 1월에 계약한 책은 아직 손도 못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미있는 일들은 늘 생기고, Let’Swift 컨퍼런스나 플레이노드 컨퍼런스에도 운영진으로 발도 담그고… 아직 정신을 못차거나 아니면 잘 까먹는 바보거나.


2016년을 마무리하기엔 아직 한달 반이라는 시간이 남았기에(글 작성일은 11월 12일입니다. 이 글은 12월 16일에 공개됩니다.) 아직도 끝을 장담할 수가 없다. 하루에 한개씩만 사고를 쳐도 40개는 칠 수 있는 기간이다. (소오름..) 한 해 동안 배운 것들을 정리해두니, 내년의 나는 이 글을 참고하여 부디 삽질을 반복하지 않길 바란다.

1. 원격으로 무언가를 하려 하지 말라.
원격으로 하는 것은 내가 있는 현재의 시간과 장소에서 해야할 일이 아무 것도 없어야만 가능한 것이다. 아니면 적극적으로 차단하거나. 하지만,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우니 1%의 성공을 기대하고 원격으로 무언가를 하겠다 함부로 말하지 말라. 그 곳에서 해야하는 일은 그 장소에다 물리적으로 할당하고 처리하도록 해라.

2. 하루는 24시간이 아니다.
제발 자는 시간은 좀 생각해서 일정을 잡아라. 하루 밤새면 다음 날이 고되다. 어차피 자야하는 시간은 필요하고, 그것은 4시간이 아니라 최소 8시간이 되어야 한다. 하루는 16시간 이내로, 스케쥴을 관리하라. 2016년의 평균 수면시간은 4시간 이내였다. 새벽 3시를 넘어가면 하던 일이 있더라도 그냥 자라.

3. 퍼포먼스는 버퍼가 필요하다.
태스크의 일정산정을 위한 퍼포먼스 기준은 낮아야한다. 내 컨디션이 좋고, 그 때의 퍼포먼스를 기준으로 일정을 산정하지 말라. 퍼포먼스가 좋을때 2시간 걸릴 일이라면, 그렇지 않을 때 10시간동안 해야되는 상황도 있다. 무엇을 예상하든 그 2배의 시간을 잡아두도록 해라.

4. 어떤 태스크에도 인터럽트 권한을 주지 말라.
1)과 비슷한 규칙이다. ‘회사에서 잠깐 짬내서 해야지’라거나 ‘집에 가서 회사일도 좀 하고’ 식으로 A를 위한 시간과 공간에 B의 태스크를 할당하지 마라. A의 퍼포먼스와 퀄리티를 낮출 뿐만 아니라 컨텍스트 스위칭 비용이 굉장히 높다.

5. 일정과 약속은 한달 이내로만 할당해라.
다음 달과 다음 분기는 나도 모른다. 달력의 스케쥴표, 딱 1달 이내에만 마감일을 잡고 할당하도록 해라. 그 이후에 발생할 일정이나 태스크는 아무리 재미있어 보여도 포기해라.

6. 데드라인 일정은 보수적으로 잡아라.
회사의 일처럼 다른 사람이 엮이는 일정은 유동적이니 언제든지 데드라인이 변경될 수 있다. 서로 다른 일정을 연이어 할당하지 마라. 그렇게해서 욕먹은 일정이 한둘이었냐?! ㅠㅠ

7. 체력관리를 해라.
재밌는 일을 계속 하고싶으면 제발 운동 좀 해라. 그러다 죽어.

이 글은 이상한모임의 Advent Calendar 참여를 위해 쓰여졌습니다.

앱 & 서비스 기획자입니다. 잘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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