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pleWatch 수령기

해외직구를 시작한게 대략 6년전이고, 그동안 사들인 것만해도 수백만원은 될 것이다. 다만 늘 의류나 신발, 비타민제 같은 저렴한 물건들 위주였고, 늘 관세한도 $150을 넘지 않기위해 장바구니를 주무르던 소심한 직구지름족 중 한명이었다. 그 중에 단연 최고로 스릴넘치는 건 이번에 주문한 Apple Watch. 내가 블로그에 이런 글을 쓸 줄은 몰랐다.

4월 11일. 지름

겸사겸사 여행도 할겸 일본을 가서 직접 가져올까 했지만, 매장수령은 아직 지원하지 않는다고 해서 쿨하게 포기했다. 어차피 직접 구매는 거의 불가능했던 걸로 소문이 퍼져있었기 때문에 여행계획도 접어버렸다. 그러던 사이 4월 24일에 받을 수 있는 구매순번은 놓쳐버렸고, 언제 주문해도 6월이라는 쉬핑 상태를 보고선 살까말까 걱정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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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대지는 취소가 됐다는! 이야기를 보고! 다음날인 11일, 결제버튼을 눌렀다. (씨익...)
그런데 하루 이틀이 지나도 취소가 안되는 것이 아닌가!?

4월 23일. 결제됨

그렇게 10일쯤이 지났을까. 4월 23일. 자는 도중에 갑자기 문자가 왔다. 음!? 결제? 5월 중순이나 되어야 배송된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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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물량을 확보했는지 5월 예정이던 물품들이 결제되기 시작했다는 소식이 여기저기서 들려오기 시작했다. 여전히 배송예정일은 5월 중순이지만, Preparing 상태로 변경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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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예!

4월 23일. 배송시작

늘 그렇듯이 UPS tracking number 가 떴고, 배송이 시작되었다. 24일 DE에 도착예정.
Tax를 아끼기 위해 DE로 보냈기 때문에 NJ로 이동해야한다. 배송비 $1가 추가되고, 하루가 더 소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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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이 껴있기 때문에 2일정도는 미국의 물류센터에 보관된다. 비행기를 타면 1일이 소요되고, 당일 통관하고 국내 배송을 시작하면... 1일~2일정도. 예상 수령일은 4월 30일이 된다.

4월 29일. 관세??!

드디어 애플와치가 통관.. 하지만 관세 8%가 부가되었다. 부가세는 10%가 조금 넘는 $76. 관세는 $56.29가 부가되었다. 한화로 하면 각각 8만원, 6만원이다.
클리앙에서 스마트워치는 0%라는 썰을 봤는데.... 어찌됐건 1) M사에 전화를 했다.(=관세가 아는 것과 다르다. 알아봐달라) 2) 관세청에도 전화를 했다. 관세는 관세사와 협상을 해야한단다. 3) M사담당인 C관세법인과 통화를 시도했다.

다음은 대략의 통화 내용.

Q. 애플워치삿음. 스마트워치는 0%라더니 왜 관세?
A. 세계 관세기구라고.. WCO에서 0%라고 결정난건 맞음(보도자료). 하지만 법이라는게 결정되는거랑 시행되는거랑 다름. 아직 시행되지는 않앗음. 5월말까지 회원국의 이의제기가 없어야되는 사항이라서, 시행이 되면 5월이후 가 될 듯.

Q. 그럼 0%로 통관하는 사람들은 뭐임?
그게 지금 애매한 상태라 0%로 통관시켜보는 사람들이 있는데, 조정하면 가능 함. 근데 나중에 최종결과나면 다시 세금이 부과되는데, 사람들이 나중에 세금내라고 하면 낼거 같음? 사람들이 안내면 우리가 추징금 물림. 그래서 미리 부과하는거임.

Q. 그럼 8%낸 사람은 억울하잖음?!
그래서 관세 환급이 가능함. 나중에 0%확정시행이 되면, 배대지 통해서 관세환급처리를 문의하면 해줄거임. 환급받을 통장사본만 제출하면 됨. 그리고 딱 8%만 환급하는게 아니라, 그 관세에 대해서 이자까지 쳐주기 때문에 실제로 환급하는건 8%이상임. 기간이 길어질수록 환급액도 커짐. 지금은 그냥 내도 됨ㅋ

하지만 6만원이라는 관세라도 아껴야 다음달 카드값 보존이 될 것 같아서 M사에 다시 환급을 문의했다.

고객님 해당건 C관세사측과 통화하신 부분으로 확인됩니다.
이후에 0% 세관에서 확정이 되면 그떄 사후 환급처리 하시기로 전달받았는데요
지금 환급요청을 해달라는 말씀이신지요? 확인 부탁드립니다.

아차차.. 이거 진행하다보면 통관이 늦어질 것 같다. 그래서 그냥 우선 통관부터 시켜달라고 했다.

고객님건 통관처리는 완료되었습니다.
추후 환급관련해서는 나중에 문의주시면 다시 처리 도와드리겠습니다.

에휴 ㅠㅠ 그냥 통관시켜놓고 생각할 껄. 괜히 하루 잡아먹었다.

4월 30일. 국내 배송시작

결국 관세를 조율해보려다가 배송이 하루 늦어지게 됐고 (구입한 사람들 대부분ㅋㅋ) 국내 배송이 시작됐다. 하필 근로자의 날이 끼고, 토요일이고, 일요일이고, 그래서 나는 연휴를 보내기로 했고...
맘 편히 출근하고나서 수령해야지 하고 연휴를 보내러 본가에 내려갔다.

5월 1일. 근로자의 날

근로자의 날엔 우체국이 쉬는 줄 알았는데, 배송을 시작하더라. 으아!
그래서 연휴를 본가에서 보내려던 계획을 쿨하게 접고, 다시 서울에 올라왔다. 두 달만에 집에간지 12시간만에 상경했다.
우체국에 전화를 해보니 이미 배달부가 가지고 배송중이라 직접 수령이 어렵다고 했다. 그런데 도착하고보니 미배달(휴무로 인해 월요일예정).
와... 배송기사에게 전화를 해보니 이미 물건을 반납하고 퇴근했다고.


관부가세 합치면 거의 100만원치의 고가의 물건을 해외에서 산것도 처음이고, 연휴까지 껴서 물건이 분실될까봐 전전긍긍하면서 새롭게 알아낸 몇가지 사실.

  1. 항공 화물기 조회
    여객기와 화물기가 따로 존재하는데, 쉬핑 정보로 조회하면 된다. 내가 이용한 배대지는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둘다 이용하고 있으며, 그 중 대한항공으로 조회됐다. M사에서는 운송사번호(항공편)가 제공된다.

  2. 항로추적
    심심한건 아니지만 도대체 어디쯤 오는걸까 궁금했는데 비행기 실시간 항로추적이 가능하더라. 위에서 알아낸 항공편으로 이 비행기가 어디를 경유하고, 지금 어느 상공을 날고있는지를 조회할 수 있다. 왠지 테러라든지 비행기 격추라든지 이런게 생각나는건... 영화를 너무 많이봤다.

  3. 관세법인
    관세청이 관세를 부과하지는 않는가보다. 관세를 평가하는 사람들은 관세사. 이건 마치 애플의 복불복 리뷰어를 보는 듯한 느낌적 느낌.

  4. 부가세 기준
    관세를 부과할 때는 배송료까지 포함하는데, 비관세일때는 항공운항료로 계산하지만, 관세대상일때에는 선편운항료로 계산된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시계는 고작(?) $649 인데, 배대지수수료 $9 를 포함한 금액보다 훨신 많은 부가세 10% 가 $76로 계산되었다. 그나저나 배송료는 항공보다 배편이 훨씬 비싼건가!? (① 과세운임- 특송통관 진행 시 과세가격에 적용되는 운임으로써 관세청에서 고시하는 무게별 선편운임을 적용합니다. - @krazyeom)

  5. 통관조회
    배대지에서 제공하는 정보는 "수입창고반입" "수입통관완료" 수준인데, 관세청 홈페이지에서 통관의 절차대로 전부 조회할 수 있다. 사이트에서 M B/L에 운송사번호를 넣으면 해당 운송사(현지 배송담당)에서 오는 모든 물건들을 조회할수가 있고, H B/L에 배송조회번호를 넣으면 내 물건에 해당하는 통관절차를 조회할 수 있다.

  6. 직접수령
    통관할 때 : 미리 연락해두고 인천공항으로 찾으러가면 직접수령도 가능하단다! 근데 퇴근하고 가서 찾으러 갈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
    우편집중국 : 안된다! 우편집중국은 물류센터라 개인이 물건을 찾아갈 수 없다.
    우체국 : 된다. 미리 전화해두면 가능하다.

  7. 우체국 배송 위탁
    우체국은 모두 우체국 소속의 집배원이 직접 하는 걸로 알았는데, 우체국도 어느정도는 개인 택배기사에게 위탁하는 구조인 것 같다.


아, 그래서 결론은 아직 수령 못했다. (씁쓸)

적게 일하고 많이 버는 법을 늘 고민합니다. 일이 되게 하는 것에 간혹 목숨을 겁니다. 지금은 우아한형제들과 함께 일하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