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lack으로 커뮤니티 운영하기

드디어 어제. 이상한모임의 페이스북 그룹을 폐쇄했다. 요즘은 페이스북 페이지만큼이나 도달률이 저질인데다, 뉴스피드 자체에서 계속 필터링되고 있어서 정작 중요한 내용이나 공지조차 제때 노출되기 힘들고, 이 그룹 저 그룹 가입만 하는 사람들 때문에 제대로 된 멤버관리는 더더욱 어려워졌다.

나는 슬랙이 국내에 알려지기 시작한 즈음부터 관심을 가졌는데(2014/1/15 이상한모임 계정생성!), 당시에는 열명만 대화해도 버벅임이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버려두었다. 하지만 얼마전 슬랙으로 운영되는 Sketch3 커뮤니티에 조인하게 되면서 수백명이 함께 대화하는 걸 보게되었고, 생각보다 훨씬 안정화된 것을 경험하고나서는 이상한모임의 슬랙도 다시 사용해볼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2015/1/13 재활성!)

그리하여 이상한모임 대슬랙시대를 맞이하게 되었다. 오늘로써 정확히 이상한모임 슬랙커뮤니티 운영 100일째. 그 동안의 히스토리를 짧게 정리해본다.

관리대상

1. 가입관리

이메일로 직접초대하기와 API를 통한 가입처리가 가능하다. 이메일 초대는 운영자만 초대가 가능해서, 번거롭긴 하지만 신원을 확인할 수 있어 확실하기도 하다. @outsideris님과 @seapy님의 고생에 숟가락을 빠르게 얹어 자동가입페이지가 생긴 이후로 멤버수가 10배 가까이 성장했다. (50명 -> 470명) 비개발자 입장에서는 Github과 Heroku에 대해 알아야 한다는 진입장벽이 있긴 하지만, 긴장하지말고 하라는대로만 하면 어렵지 않게 페이지생성이 가능하다. (한 때, 자동가입API를 막았었지만, 욕먹고 다시 풀기도 했다.)

2. 공지관리

채널에서는 @channel, 그룹에서는 @group, 채널에 속해있지 않은 멤버들한테까지 보내려면 @everyone으로 멘션하면 된다. 앱을 쓰는 사람에게는 푸시로 노티피케이션이 날아가며, 이메일로도 공지가 간다. 물론 설정을 꺼두면 어쩔 수 없다. 딴엔 중요한 내용들이 있다면, 남용되기 쉬운 기능이어서 엄청난 어노잉이 발생할 수 있다. 해외 커뮤니티에서는 생각없이 누가 자꾸 노티야! 라고 성질내는 사람들도 많아서 운영자들이 제제를 하기도 했다. 해당기능은 owner, admin만 발송하도록 설정을 변경하면 공지의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다. 중요한 공지나 행사에 대해서만 한달에 2회-3회 선에서 사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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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지난주? 정말 최근에 생긴 기능으로는 Pin이 있다. 채널별로 중요한 대화에 대해서 고정시켜둘 수 있는데, 개수에 제한이 없어 정말 유용하게 사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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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채널관리

이상한모임 초반에는 누구나 채널을 만들 수 있었다. 그러다보니 중복된 주제에 대해서 생기기도 하고… 대화가 활발하지 않으니 메세지제한에 밀려 자동으로 빈방이 생기기도 한다. 또 누구나 채널생성자가 되면서, 관리차원에서 아카이빙되는 경우 채널에 소속된 사람들의 반발이 생기기도 하는 부작용도 따랐다. 이후로는 채널생성과 아카이빙권한을 운영자에게 일임하면서 다수의 요청이 있을 경우에만 채널을 생성하고, 죽은 채널에 한해 아카이빙해나가는 정책이 생기게 되었다. 물론 프라이빗 그룹은 관리자의 제제 없이도 생성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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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더, 멤버가 처음 조인하면 #general만 기본으로 가입된다. 가입과 동시에 채널에 조인하도록 강제하려면 채널을 추가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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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대화관리

슬랙은 10K, 즉 10,000 대화에 대해서만 검색이 가능하다. 즉, 단톡방이나 마찬가진데 1만개 이전의 대화는 검색도 되지않고, 스크롤을 올려 보는 것도 불가능하다.
대화의 기준에는 봇을 가지고 노는 것도 포함되며, 채널의 join / left 도 하나의 메세지로 처리한다. 따라서 100명이 50개의 채널에 들어갔다가(join) 나오기만해도(left) 10,000 개를 꽉 채우는 것이다. 의미없는 채널출입이 잦아지면 유의미한 대화는 갈수록 줄어든다. 따라서 채널의 수를 적당히 조절하는 것이 필요하다.

검색은 되지 않지만, 모든 대화는 backup데이터로 전부 남아있으며, 해당 데이터는 json파일로 떨어진다. 보기 힘든 문자열로 되어있으나, 이 친구들은 친절하게 ‘너네 개발자가 보면 알거다’라고 써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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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c. 유용한 개인설정

  • 프로필 변경(team.slack.com/account/settings) : 유저네임은 슬랙내에서 표시되는 아이디이다. 멘션도 username으로만 가능하다. 한번 바꾸면 한시간동안은 변경하지 못한다. 해당 프로필을 누르면 성/이름이 표시되는데, 의무사항은 아니다. What I do, Phone Number 등은 내 프로필을 눌러보는 모든 사람들에게 노출되므로 프라이버시 침해가 염려되는 곳에서는 적지 않는 것이 좋다. 설정과 상관없이 로그인한 이메일주소는 모두 노출된다. 만우절에 레전드 개발자 할아버지들로 바꾼 계정들이 속출하면서 온갖 드립들이 난무하기도 했다.

  • 노티피케이션 설정(team.slack.com/account/notifications) : 노티가 너무 미친듯이 온다는 불만사항이 많았는데, 설정에서 전부 죽일 수 있다. 데스크탑/모바일에서 어떤 노티를 받아볼지, 어떤 사운드로 받아볼지, 푸시를 받는 시간도 즉각적일지, 몇분 텀을 두고 받을지 설정이 가능하고, 채널별로도 설정이 가능하다. 나는 모든 채널의 푸시를 받지않고 있으며, 나를 멘션하거나 특정 단어에만 푸시가 오도록 설정해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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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타 설정 : account에서 설정할 수 없는 옵션들이 몇가지 있는데, 채팅창에 /pref라고 입력하면 자질구레하지만 유용한 설정들이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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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의 고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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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버전으로 제공해주는 통계를 보면 메세지량은 138K, 13만건이다. 매일 1400 개의 대화가 오간다는 뜻이나 다름없다. 트위터로 멤버들끼리 대화를 나누는 것이나, 페이스북 그룹의 댓글이 이만큼 활발하기가 어렵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이 수치는 꽤나 의미있는 지표다. 퇴근시간과 주말에 한산하며 워킹타임에만 폭주하는 대화창을 보면, 사실상 2000개 이상의 대화가 하루에 오고간다고 보면 된다. 수치를 볼 때마다 새삼 놀라는데, DM으로도 엄청난 대화가 오간다.

통계에선 나오지 않지만, 팀 디렉토리(주소록?!)를 보면 사용자별로 ActiveInactive로 표시된다. 전체 액티브 유저는 약 45%로, 상당히 높은편이다. 2주 이상 활동하지 않으면 Inactive의 상태로 표시되는데, 바로 활동을 시작한다고해서 Active로 바뀌지는 않는 것 같다. (55%는 어떻게 해야 돌아올 수 있을까? ㅠㅠ)

우리 커뮤니티에 슬랙이 어울릴까?

사실, IT인들의 커뮤니티라서 슬랙으로의 빠른 전환이 가능하지 않았나 싶다. 트위터에서 시작하긴 했지만, 커뮤니티 사람들이 많아질수록 서로 맞팔관계가 아닌 사람들이 많아지게되고, 팔로잉상태가 아니면 대화가 보이지 않으니 자유롭게 참여한다는 것이 어려웠다. 그래서 구글플러스로, 페이스북 그룹으로 몇 차례 이사를 했지만, 그마저도 서론에 언급했던 이유때문에 유지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었고. 슬랙은 별개의 앱으로 실행시켜둘 수 있고, 모든 대화가 보이기 때문에 팔로잉/친구보다 더 느슨한 관계(weak tie)를 유지한 채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는 것 같다. 궁금한 것은 채널에서 직접 물어보고, 거의 바로 대답해줄 수 있는 사람들이 많다(그보다는 몇몇이 항상 상주함으로써.. 쿨럭;)는 것도 장점이다. 단순히 정보를 공유하는 것, 그리고 가벼운 이야기보다 진지한 이야기가 오가는 커뮤니티라면 페이스북이 백번은 옳다.

이 글에서 계속 채팅방이라는 표현을 쓰고는 있으나, 애초에 슬랙은 이메일(느린 피드백과 수신자 분리, 찾기 힘든 쓰레드 등…)을 대체하기 위해 만들어진 협업용 커뮤니케이션 툴이다. 슬랙은 단톡방이나 다름없는 수준이어서 피드백이 바로 이어지지 않으면 큰 의미가 없다. 알림센터가 있는 것도 아니어서 내 글에 대한 반응만 따로 알려주지 않고, 동시간대에 대화에 참여하지 않으면 뒷북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들기도 한다. 비슷한 시기에 소규모로 개설된 팀계정이 있었으나, 반응이 거의 없어서 운영을 중단해야만 했다. 만약 소수(10명 내외)의 커뮤니티를 운영하려고 한다면 실시간성과 거리가 먼 다른 서비스가 더 맞을수도 있다는 걸 염두해 두었으면 한다.

슬랙운영자가 가장 신경 써야할 것은 무엇일까?

채팅방의 특성상 항상 상주하는 사람이나 자주 출몰하는 사람들이 생긴다. 세이클럽같은 익명채팅방을 생각해보면 (아, 세이클럽을 모르..면 패스ㅠㅠ) 얼굴 한 번 보지 않고, 무얼 하는 사람인지도 모르나 자주보고 이야기하면 그만큼 친밀도는 높아지기 마련인데, 이런 것에 ‘여기는 친목질을 하는 곳인가’라고 반응하는 사람들이 생기기도 한다. 친해서 편을 들어주는 것과 자주봐서 대화흐름이 익숙한 것은 분명히 다르지만, 처음 들어오는 사람들에게 그것까지 구분하게 하는 것은 너무 많은 것을 기대하는 것이 되어버린다.

운영자야말로 처음부터 커뮤니티를 생성하고, 꾸준히 모니터링 하고 있는 만큼 대화패턴의 변화나 새로운 사람의 유입이 익숙한 풍경이라 별다른 것을 못느끼지만.. 새로 들어오는 사람들은 컬쳐쇼크에 가까운 임팩트를 느낄 수도 있는 일이니, 새로운 사람들이 유입될 때는 그들의 대화패턴이나 접속빈도나 피드백에 좀 더 안테나를 세워 둘 필요가 있다. 당연히, 기존 멤버들이 환영인사와 함께 거리를 두지 않고 서로 커뮤니케이션을 이끌어 주는 건 기본옵션.

마무리

앱 사용기와 노하우와 고민들이 뒤엉켜진 이 글은 도대체 마무리를 어떻게 해야하는가…ㅠㅠ

커뮤니티를 만들기로 작정한 이상.. 키워나가고, 만들어나가고, 다듬어가는 과정에서 정말 많은 고민을 한다. 지금은 이렇게 좋아하고 잘 쓰고 있지만, 어느 순간 또는 어떤 일이 생기게 되면 슬랙의 문을 닫아야 될지도 모른다. 단지 그 때까지는 운영자들이 뒤에서 노력(지켜보고 있다!)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줬으면 하는 바람을 담아 광고로 훈훈하게 마무리.

앱 & 서비스 기획자입니다. 잘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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