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받아 창업해도 된다.

대출받아 창업하지 마라, 투자자는 사채꾼이다 등등 최근일어난 과열된 창업열풍의 반대편에 서서 경각심을 주려는 글들을 많이 본다. 밸런스를 맞추려는 시도, 좋다.

여기 쓰는 것은 늘 그렇듯이, 내 개인의견이다.
정답과 틀릴 수 있고, 당신의 생각과 다를 수도 있다. 맘에 들지 않아도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이 있구나 하고 넘어가면 된다. ( 이제 1년을 채워가는 창업자의 생각일 뿐이니 심각하게 받아들일 필요도 없다. )

대출받아 창업해도 된다

결혼은 신용카드로 하고, 차도 할부로 사고, 집도 융자끼고 사는 마당에 왜 회사를 차리는 일은 제돈주고 하라는 건지. 당연히 대출받아 창업해도 된다. 강남에 집사는데 월급쟁이가 10년을 안쓰고 모아도 안된다고 하는판국인데, 회사를 세우고 직원들을 뽑아야하는 일에 내 돈주고 하려면 아마 20년은 안쓰고 모아야 할거다. ‘준비다하고’ 도대체 언제창업할려고? 창업하고 싶은 사람은 돈이 있든지 없든지, 적금을 까든지 사채를 끼든지 판을 벌리게 되어있다. 가타부타 하라 마라할 문제가 아니라고 본다.

대출받아서 시작해도 될까

결론부터 얘기하면, 매출이 발생하는 시점보다 대출이 상환해야되는 시점이 더 빨리온다. 천만원을 빌렸든, 10억을 빌렸든 말이다. 상환이 익월부터 해야되는게 아니라, 거치기간을 둔 상태라도 말이다.

회사통장은 내 개인통장이 아니라서 안쓰면 쌓여있는 녀석이 아니다. 월급을 안가져가고 버티더라도 최소한의 사무실 유지비용과 사업활동비가 들어가게 된다. 제품개발하면 마케팅도 해야하고, 인터넷도, 팩스도, 전화번호도 필요하다. 숨만쉬고 누워있어도 회사에 누워있으면 돈이 나간다.

정부지원자금을 유치하려고 해도 제품개발보다 깐깐한 문서작업에 휘둘리는게 훨씬 더 많고, 연구자금을 유치하려면 현금부담이라는게 있어 사업비의 10~20%를 선납해야 되는 경우가 많다. 무슨 벤처인증같은거 받으려면 수수료도 든다. 제품개발 후 특허라도 등록하려고 하면, 등록이 되든 안되든 출원수수료가 든다. 회사운영을 함에 있어 내가 알지못했던 돈이 엄청 들어간다. 그냥 구절구절 쓸 필요도 없이 회사가 잡아먹는 돈은 엄청나다.

( 여담이지만, 청년전용창업자금을 진행해주신 위원님께선 서류 작성을 도와주시며 “5천만원 빌려봤자 사업시작하면 3개월이면 다 쓴다. 이 악물고 아껴 써야 된다”고 했다. )

어디서 빌려야 할까

국내에서 저리로 빌릴 수 있는 창업자금은 중소기업진흥공단의 창업기업지원자금&청년전용창업자금, 서울특별시의 하이창업스쿨 전문가과정 수료후 받을 수 있는 서울신용보증재단 특별보증, 기술보증기금, 신용보증기금, 서울 청년창업1000프로젝트에서 지원하는 창업자금 융자 등이 있으며, 2.x% 정도의 이자율로 융자가 가능하다. 은행대출은 거치기간이 없거나 적은데 비해, 위의 융자/대출은 최소 1~2년의 거치기간이 있어 그나마 버틸만 하다. (시작하면 1,2년은 눈 깜짝할 사이긴 함)

빌린 돈은 어떻게 써야되나

천만원을 빌리던, 1억을 빌리던 채무자가 된 순간부터 거지처럼 산다고 생각하면 된다. 이전에 대기업에 있었다면, 아니 그냥 중소기업이라도 다녔다면 그 때 쓴 돈은 내 돈이 아니었지만, 지금 내가 차린 회사의 빚은 고스란이 내 빚이 되어버릴 수 있다. 여기서 조심해야 되는건, 서당개 시절 배웠던 풍월읊다가 동네개 될수도 있다는 사실이다. 예로, 전에는 광고배너 하나 걸고 백만원 쓰는건 아무것도 아니었지만, 지금부터는 아무것도 아닌게 아니니까 말이다. 꼭 써야되는 곳 아니면 최대한 아껴야 한다. 매출이 발생해 고정비용을 제외하고 수익이 10원이라도 발생하기 직전까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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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wikipedia)

‘죽음의 계곡’이란 스타트업을 창업한 직후 돈은 계속 까먹고,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 고통스러운 시간을 말한다.

현재는 빌린 돈을 알뜰하게 잘 쓰고 있다. 그리고 언제든 추가로 빌려서 사업을 이어나가게 될 것 같다. 버는 양과 속도보다 쓰는 양과 속도가 빠른 상태라 어쩔 수 없다. (사진과 글은 fastcamp.kr 에서 담아옴)
그리고 신용도가 높지 않은 꼬맹이 기업이 빌릴 수 있는 돈도 한계가 있다. 만약 사업을 잘 이끌어나간다면, 반드시 돌파구가 있을테니 그때까지 가늘고 길게 버티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돈 많은 사업가라면 굵고 길게 버티는게 가능하쟈나~)

예비창업자로서, 초기창업자로서 창업컨설턴트, 멘토 들을 만난다면 어떻게 하면 돈을 끌어오는지를 물어보는게 아니라, 어떻게 해야 아낄 수 있는지 물어봐야 한다. 스타트업이 시작하면 1년에 50%가 망한다. 그리고 2년차에 나머지의 50%가 망한다. 또 3년차에 50%가 망한다.
아이템에 대한 확신과 함께 망하지 않을거란 생각으로 돈부터 땡겨오는게 아니라, 언제든 망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내가 폐업 후 갚아나가도 감당할 수 있을 수 있는 정도만 빌리는 게 좋은 것 같다. 그리고 그 안에서 미친듯이 발버둥 쳐서 저 죽음의 계곡을 빠져나가라 하는 것이 훨씬 현실적인 조언이 아닐까 한다.

ps. 마무리 어떻게 짓지? 여튼 하루하루 발버둥 치는 중!

앱 & 서비스 기획자입니다. 잘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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